징검다리 / 청라 물안개가 손짓하듯 유수는 얕은데 물살이 굴러간다 산 그림자 그늘아래 맞은편 사람들 훔치는 표정 휘청거리는 야릇한 풍경 발자국 연가로 찍으며 물여울을 이루고 정화의 물소리 변신을 흘린다 징검다리 한발 두발 손을 잡고 걷던 어느 날 보랏빛 바닥은 여유롭게 강어귀에 쑥부쟁이 사랑의 연가를 밤새 불러 불덩이로 피었다 구름에 취하고 이슬방울 몰래 따먹고 마른 대궁은 바람에 서있다 청라의 공간 2022.10.11
낙엽으로 가는 길 / 청라 낙엽으로 가는 길 청라 한승희 깊은 그늘이 있을 때 숲길의 향기를 모른 채 풍성하게 머물렀던 푸른 잎새 계절의 바퀴를 어찌하리까 가을이 곱게 익어가니 돌아보지 않고 무작정 떠난다고 바람 친구가 그냥 둘 것인가 무엇이 그리 급한지 가만있어도 가냘픈 바람의 끝을 알고 노랗게 물드는 가을을 탓하리까 스산한 바람을 원망하리까 2022, 10, 10, 패트김 - 가을이 오는 소리 청라의 공간 2022.10.10
기억의 뜰에 서서 / 청라 한승희 기억의 뜰에 서서 / 청라너를 보면 유년이 그립다장독대 담장 아래 곱게 핀 꽃송이그냥 두면 될 것을좁은 생각이 화를 불렀나 봐책상 위에 꽂아 두고 싶은 마음그때는 왜 그랬는지꺾지 말라는 어머니의 당부를그 순간은 깊은 뜻을 몰랐다꽃도 아프다고예쁘게 피울거라 아픔을 참고 참았을 깊은 뜻을그 정서를 어찌 알겠는가바람에 일렁거리는 향기잠시 여백에 앉아 지난 시간 추억을 회상한다 2022, 10, 9, 청라의 공간 2022.10.08
생명의 불꽃 / 청라 물끝에 매달린 분신이 물안개로 떠밀려 정착한 자리 물풀에 휘감겨 갈망하듯 몸을 풀고 밀려가다 터를 잡고 불가능을 바로잡은 곳에 물거품이 성을 쌓아 탓하지 않고 일어서서 꿈을 심어 가꾸는 용기가 젖은 몸피의 생명에 몸을 풀고 연약한 육신이 아플지라도 풍랑을 따를 것이지 생의 언저리 가파름에 흔들리고 인내의 걸음에 빛을 찾아 푸른옷 바꿔입고 한줄기 물관에 꽃을 피우는 가늘한 사랑을 한몸에 담으리 청라의 공간 2022.10.06
구절초 테마공원 산마루 고갯길에 자욱한 안개 기지개 켜는 바람 해맑은 걸음으로 은은한 햇살에 입맞추고 들꽃이랑 바늘초랑 꽃바람에 터질듯한 꽃봉오리 있는 듯 없는 듯 소리없이 피어나는 곳에 꽃길 따라 분주한 꽃뜨락 언덕배기 발길뜸한 곳에서도 분주하게 피우고 있을 너만의 고귀한 색깔이 짙더라 가을 따라 여유를 풀었고 자연의 꾸밈없는 청초한 색깔 이 줄기의 선율에 입 맞추고 귀한 생명의 뿌리에 교신을 주고받는다 2022, 10, 1, 정읍 구절초 테마공원 청라의 공간 2022.10.01
이슬이 놀다간 자리 밤새 부활한 생명들 어둠 따라 태어난 이슬이 서늘한 공기 먹고 쉬어갔을까 위태롭게 앉은 길섶에 방울방울 맺어진 인연을 순간 실수로 와르르 무너지고 땅 밑에 번지는 가슴의 통증을 휘어진 모서리에 영글다 초롱한 빛깔로 남은 친구가 달빛에 소복소복하더니 햇살의 등줄기에 도망갔는지 이슬품은 바람에게 물어보리까 짧은 여정을 되돌아보며 갈길이 급했나 보다 청라의 공간 2022.09.27
그대 때문에 / 청라 연한 잎새 바람에 이슬 품한 몸 한뿌리에 아픔 견디잎 픽고 꽃피고 애달픈 사연 햇살에 물든 꽃술 이슬 품은 꽃잎 바람에 지고 한 몸 한뿌리에 보고픔 견디며 잎 피고 꽃피고 애달픈 사연을 꽃잎 적시는 눈물을 꽃대 올라 붉은 속살 삼킬 때 그대 향기에 솟은 절개로 사랑을 한 몸에 받았나 핏빛 수염을 토해내고 그리움에 태어난 생명의 불꽃 멋대로 끌고 가는 이 가을이 심장을 띄게 하고 설레었는데 어느새 추레한 모습을 갈등하는 너 (꽃무릇) 때문에 내 마음 바람 따라 가을 향기 품으며 가슴에 추억 해두리라 2022, 9.22. (영광군 불갑사) 꽃무릇) 석산 청라의 공간 2022.09.23
한 사람을 잊는다는 것이 / 청라 가을의 거리마다 그 사람의 체취 흔들리 건만 그대의 향기는 어디에도 없다 내 마음의 뜨락에 감춰진 그대의 빈자리가 바람에 흔들리고 울고 있는데 만나고 헤어지는 게 어찌 계절의 상처 뿐이 리오 그대의 그림자 무엇으로 채우리 그리움은 흐르는 구름 같아라 청라의 공간 2022.09.20
몽돌 / 청라 물보라에 가슴앓이 푸른 서슬 서로 의지한 몽돌밭 물 꼬리는 순간 도망갔는지 구름 반 조각 웃고섯더라 검게 탄 이 몸 집어삼키듯 물갈퀴 염체 없이 달려들고 굽어보며 그려놓은 그림놀이 밀려가도 밉도록 얄밉다 단단한 존재감을 절개로 태어나도 생긴 게 얌전한 물안개로 피어나다 바람으로 말린 몸을 누가 알아 겹겹이 뭉쳐진 속살 물거품이 앗아가도 굳은 절개 뭉쳐진 인연에 기다림도 한 목소리 거칠음이 얌전한 삶이다 청라의 공간 2022.09.18
강 건너 가을 풍경 / 청라 가을을 입에 물고 화사하게 그네 타는 꽃님들 알록달록 부산스럽다 연모하는 가을 훌라후프 돌리는 환호소리 사람 틈에 촘촘히 시합하듯 가을 풍경이 멋스럽고 풍경의 리듬 속으로 빠져든다 허리 꺾인 갈대꽃도 야심 차게 뚝심을 붙잡고 구부러진 몸짓으로 독백의 빈칸 하나 바람의 향기에 펼쳐진다 훈훈한 삶의 숨소리 멀지도 가깝지도 그림자에 일렁이는 강 건너 잔잔한 가을의 열기를 사랑의 날개로 옷자락에 감싼다 명상음악 - 귀향 청라의 공간 2022.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