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겹고 향기로운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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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 테마공원

산마루 고갯길에 자욱한 안개 기지개 켜는 바람 해맑은 걸음으로 은은한 햇살에 입맞추고 들꽃이랑 바늘초랑 꽃바람에 터질듯한 꽃봉오리 있는 듯 없는 듯 소리없이 피어나는 곳에 꽃길 따라 분주한 꽃뜨락 언덕배기 발길뜸한 곳에서도 분주하게 피우고 있을 너만의 고귀한 색깔이 짙더라 가을 따라 여유를 풀었고 자연의 꾸밈없는 청초한 색깔 이 줄기의 선율에 입 맞추고 귀한 생명의 뿌리에 교신을 주고받는다 2022, 10, 1, 정읍 구절초 테마공원

청라의 공간 2022.10.01

이슬이 놀다간 자리

밤새 부활한 생명들 어둠 따라 태어난 이슬이 서늘한 공기 먹고 쉬어갔을까 위태롭게 앉은 길섶에 방울방울 맺어진 인연을 순간 실수로 와르르 무너지고 땅 밑에 번지는 가슴의 통증을 휘어진 모서리에 영글다 초롱한 빛깔로 남은 친구가 달빛에 소복소복하더니 햇살의 등줄기에 도망갔는지 이슬품은 바람에게 물어보리까 짧은 여정을 되돌아보며 갈길이 급했나 보다

청라의 공간 2022.09.27

그대 때문에 / 청라

연한 잎새 바람에 이슬 품한 몸 한뿌리에 아픔 견디잎 픽고 꽃피고 애달픈 사연 햇살에 물든 꽃술 이슬 품은 꽃잎 바람에 지고 한 몸 한뿌리에 보고픔 견디며 잎 피고 꽃피고 애달픈 사연을 꽃잎 적시는 눈물을 꽃대 올라 붉은 속살 삼킬 때 그대 향기에 솟은 절개로 사랑을 한 몸에 받았나 핏빛 수염을 토해내고 그리움에 태어난 생명의 불꽃 멋대로 끌고 가는 이 가을이 심장을 띄게 하고 설레었는데 어느새 추레한 모습을 갈등하는 너 (꽃무릇) 때문에 내 마음 바람 따라 가을 향기 품으며 가슴에 추억 해두리라 2022, 9.22. (영광군 불갑사) 꽃무릇) 석산

청라의 공간 2022.09.23

몽돌 / 청라

물보라에 가슴앓이 푸른 서슬 서로 의지한 몽돌밭 물 꼬리는 순간 도망갔는지 구름 반 조각 웃고섯더라 검게 탄 이 몸 집어삼키듯 물갈퀴 염체 없이 달려들고 굽어보며 그려놓은 그림놀이 밀려가도 밉도록 얄밉다 단단한 존재감을 절개로 태어나도 생긴 게 얌전한 물안개로 피어나다 바람으로 말린 몸을 누가 알아 겹겹이 뭉쳐진 속살 물거품이 앗아가도 굳은 절개 뭉쳐진 인연에 기다림도 한 목소리 거칠음이 얌전한 삶이다

청라의 공간 2022.09.18

강 건너 가을 풍경 / 청라

가을을 입에 물고 화사하게 그네 타는 꽃님들 알록달록 부산스럽다 연모하는 가을 훌라후프 돌리는 환호소리 사람 틈에 촘촘히 시합하듯 가을 풍경이 멋스럽고 풍경의 리듬 속으로 빠져든다 허리 꺾인 갈대꽃도 야심 차게 뚝심을 붙잡고 구부러진 몸짓으로 독백의 빈칸 하나 바람의 향기에 펼쳐진다 훈훈한 삶의 숨소리 멀지도 가깝지도 그림자에 일렁이는 강 건너 잔잔한 가을의 열기를 사랑의 날개로 옷자락에 감싼다 명상음악 - 귀향

청라의 공간 2022.09.14

책갈피 속의 가을 / 청라

얼굴에 바람이 스친다 가을 냄새가 먼산을 에워싸고 코끝을 파고든다 가을의 서곡이 한 자락 깔리고 갈빛 그리움에 간지럼 타듯 서늘한 바람이 모여든다. 층층이 쌓이는 가을 냄새에 구름이 떠가는 안갯속에도 정하나 걸쳐놓고 손짓하는 가을빛 바람의 햇살에 소름 돋는 그대 가슴에 돛 달고 풍요를 선물한 정념의 그대 누구와 약속인가 바람에 곱게 물드는 그대를 그리움의 책갈피에 다시 넣는다. "저 구름 흘러가는 곳 (연주곡)"

청라의 공간 2022.09.11

그리움의 뜰에는 / 청라

그날따라 바람이 불었다 입술 붉은 장미가 아파트 담장을 감고 바람에 흐드러졌다 폈다 절묘한 미열의 흔들림에 나도 꽃잎이 된 듯 따가운 햇살 아래 머리를 헝큰 바람이 얄미웠다 단비 같은 설렘은 깊게 앉은 그리움처럼 가볍고 포근한 날 하늘을 쏘아 올리듯 뻗어간 덩굴 아릿한 꽃내음 가시에 걸려 들뜬 마음 물들이고 가슴은 생각하는 영으로 흔들린다 해거름 햇살에도 꽃잎 하나 익어가는 그늘막에 동행의 가늘한 끈기는 저물도록 꽃 피운 해 따라 걷는다 5월 14일 장미의 날

청라의 공간 2022.09.06

반짇고리와 인두 / 청라

숨결이 머문 애장품들 어머님의 미소가 담긴 듯 사랑의 수를 놓던 밀어들 손끝에 여닫은 반짇고리 뜨겁게 품은 한평생 인내의 삶이 남긴 사랑의 온기 숨은 세월에 가슴을 얹는다 기다림의 독백이 멈춘 화롯불 인두가 적정한 온도면 저고리 깃과 소매 끝동을 반듯하게 잡아주던 손끝과 손길이 달무리에 떠는 별이 되어 어둠을 태우고 불꽃을 피워서 그리움을 풀어놓은 곳 어머님의 사랑 눈물의 꽃인가

청라의 공간 2022.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