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겹고 향기로운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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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강의 추억

샛강의 추억 / 청라 한승희 떠오르는 회상 하나 영화 같은 한 장면이 뇌리를 스치고 그림자 소복하고 풀숲이 우거진 한적한 샛강을 그리움의 먼 하늘에 지난날의 기억을 줍는다 대야에 떡밥 담고 애리와 아장거리며 걷던 길 강둑에 서서 들살을 놓고 떡밥을 양쪽으로 뿌리는 순간 입질에 몰려드는 붕어 떼 귀염둥이 몸부림에 천진한 호기심 오빠와 걷던 추억의 그림자 아직도 그 길이 여전한지 눈끝에 자리 잡고 아롱거린다 세월은 늙지 않고 그대로 기억을 꺼내면 유년은 간데없고 껍데기 명상에 젖어들어 샛강의 언덕배기 아직도 잡풀이 무성하겠지 2023, 8, 29,

청라의 공간 2023.08.29

가을 강으로

가을 강으로 청라 한승희 하늘이 높아지면 무작정 풀밭 건너서 목적 없이 그냥 한 줄기 바람이 춤을 추며 날개를 펼치는 가을 강으로 날아가고 있다 오동나무 숲 길에 색채가 고와서 어느새 마음이 가는 데로 산책길 한적한 잔디밭에 앉았다 햇살 짙게 깔린 오후의 태양 그림자 한 자락 가을을 등에 지고 살랑한 구름에 가리어 미로 속으로 빠져드는 가을이 여유롭게 손짓하고 부를 것 같아 기다림의 갈증을 수심의 유혹 속으로 빠져들다

청라의 공간 2023.08.23

그림자 하나

그림자 하나 / 청라 한승희 돌고 돌아 늦은 시간 감기를 한 보따리 들고 집으로 가는 길섶에서 어둠에 서있는 그녀의 두 손에 그리움이 가득하다 뒤엉킨 여운들 소복하고 은은한 메아리에 푸른 봇집들 바리바리 내려놓고 계절을 거둔 수확도 줄줄이 오가는 교감도 생생한 목소리에 담긴 웃음 순한 양처럼 가볍고 생의 날들 채워가자는 일상의 취기에 바람이 달려간다 2023, 6, 13,

청라의 공간 2023.06.13

강변길을 걷다가

바람이 앉았던 돌담길 푸서리 소복하던 길섶의 끝자락에 거울 같은 물빛을 마주보고 붉은 융단을 깔아놓은 듯 강어귀에 담긴 버들가지 그 위에 숭어 떼의 입질이 사공이 길을 터주듯 몰려다니고 햇살이 따시게 품고 앉아 비밀의 언어들을 손바닥에 잡고 갈댓잎 행군 물에 소슬한 풍경 날개 치는 왜가리 웃음소리 흥겨운 계절의 가락으로 강둘레를 포옹하는 독백을 허물고 바람아 춤을 추어라 외치면서 봄 잔치에 푹 빠져든다 2023년 2월10일 원고마감 (5일송부)

영호남문학 시 2023.02.06

부르지 못하는 이름 / 청라

부르지 못하는 이름 / 청라 그냥 모른 채 외면하는 어깨 위에 내리는 아픔을 아는가 안으면 안겨들지 못하는 서러운 너의 잃어버린 시간을 인기척 없는 봄바람은 아는지 길게 누운 바람은 머리를 스치고 몰려오는 시간 사이로 허기진 마음이 꾸역꾸역 따라온다 가슴에 앉은 절절한 그리움을 새로운 세상에 어찌 적응하는지 부르지 못하는 너를 가슴에 안고 꿈에서 깨지 못하고 보라색 꽃다발을 안겨 주려니 웃고만 섰네

청라의 공간 2023.02.05

가버린 시간 / 청라

가버린 시간 청라 한승희 구름에 실은 나 무작정 가고 싶다 어디로 가는가 간다고 잊을 수 있나 보고픈 사람아 바람 끝에 홀로 두고 잃어버린 시간 어쩌란 말인가, 보고 싶은데 어둔 창을 내다본다 별빛으로 달려올 거지 순간 빈 시간을 그리워하며 마음이 못잊어 기다린다 가버린 시간 / 청라 구름에 실은 나 무작정 가고 싶다 어디로 가는가 간다고 잊을 수 있나 보고픈 사람아 바람 끝에 홀로 두고 잃어버린 시간 어쩌란 말인가, 보고 싶은데 어둔 창을 내다본다 별빛으로 달려올 거지 지금 빈 시간을 그리워하며 마음이 못잊어 기다린다

청라의 공간 2023.02.01

강변길을 걷는다 / 청라

억새꽃 푸른 물이 꼬리를 잡는 듯 온천천 언덕배기 새잎 돋을 준비에 새벽을 깨우는 풋서리 길을 걷는다 이정표 갈림길에 길을 터주듯 바람이 한결같은 동반자 되어 눈빛 맞추는 걸음마다 가볍게 웃고 한 자락 여운들이 바람에 날려 가볍던 겨울이 모여 앉아 봄날의 화폭처럼 손길이 분주하다 짙어진 그림자는 갈 길을 잃고 옷깃을 펄럭이는 강둑을 돌아서도 들어찬 바람의 풍요가 발길을 잡는다

청라의 공간 2023.01.30

소식도 모른 채 / 청라

소식도 모른 채 청라 / 한승희 설렘도 기다림도 순간 울림으로 빠져든다 전신을 파고드는 정감이 잠수를 타고 떠나갔나 외롭게 사라진 그림자 당당하고 여유로운 소통의 주인공 그가 누렸던 자리에서 잊어야 하는 것이 가슴 아프다 너의 빈자리는 덩그러니 자연은 물보라에 수련을 품고 왜 너만 보이지 않는가 어깃장을 놓던 떼쟁이가 멈춘 듯 떠나버린 그날 지울 수가 없다.

청라의 공간 2023.01.25

풀꽃처럼 떠난 그대

풀꽃처럼 떠난 그대 청라 한승희 눈물로 떠난 그대여 외로운 갈림길에 서서 별빛이 쏟아지는 아픔이 되어 영원한 이별 앞에서 삶의 끈을 놓은 사랑아 낯선 어느 곳에서 새로운 인연을 만나 그리움의 뜨락을 이뤄야 하는데 누구를 위해 허공을 비워야 하나 지나간 발자국이 그립다 그립고 아쉬워서 간직한 그의 미소가 가슴에 머무는 곳곳에 빛이 되고 잠시나마 안부가 되어 물어오는 듯 아린 가슴이 허공에 눈물 뿌린다 "Couleur Tendresse - Richard Clayderman"

청라의 공간 2023.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