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겹고 향기로운 공간!

청라의 공간 136

노을을 삼키는 바람

노을을 삼키는 바람 청라 한승희 바람과 호흡의 포효 빛과 소리는 흔들리는 태양도 온몸을 둥글게 고된 하루를 누비며 노을의 날개에 저물어간다 허공의 환영을 헤집어 봄밤을 누이고 고요에 파묻혀 내뱉은 번뇌의 각혈 구름의 몸짓에 털어내는 눈물 노을의 끝자락은 시간을 다투며 싸늘한 바닥에 자신을 불태우고 새 생명을 잉태하는 인연을 만나지 않을까 새로운 날을 위해 온몸을 달구는 빛의 문신 온천천에 눈부신 아침해를 다시 맞는다

청라의 공간 2021.04.26

풀잎의 노래

풀잎의 노래 청라 한승희 바람이 흔들었나 연약한 풀잎을 사랑을 먹고 재롱 피는데 몸체가 흔들린다 의지와 상관없이 번성하게 가족은 많았어도 외로움을 느끼는 건 마찬가지다 풀꽃은 길섶에서 웃고 있어도 키만 큰 소루쟁이 수다가 웬 말인가 끼리끼리 모였다 변덕만 부리는고 어울림은 소중한 동행이 되어 풀꽃 반지를 즐기나 보자 메아리 없는 그리움에 싹이 돋아 푸른 뜨락에 출중한 어울림 한 계절 풍성함을 채워주는 센스 흰꽃에 노랑꽃에 벌 나비 쉼터를 두고 소중한 공간으로 물드는 게 좋을까 힘을 모아 헤쳐나가는 단결을 위한 노력을 소중함에 머물고 향수에 빠져 들지...

청라의 공간 2021.04.25

그리움도 아프다

그리움도 아프다 청라 한승희 그리움이 숨어든다 투명한 물빛의 그림자처럼 핑크빛 마음과 속삭인다 그리움의 언저리에 번지는 사랑 생각이 흔들려 여린 눈빛에 눈시울이 따갑게 젖어든다 가슴에 사무친 그리움 희미한 기억의 자유가 아름다워 꽃눈으로 피어나고 있다 외로움도 창문을 뚫고 숨을 쉬는데 파고드는 무수한 그리움 길은 아직 생생한데 바람이 안부인 듯 흔들리는 이 마음

청라의 공간 2021.04.22

풀밭에 앉아

풀밭에 앉아 청라 한승희 파랗게 싹이 트는 잔디 민들레 방긋이 처연한 고개 내민 채 햇살에 나풀거리는 네 잎 클로버 풋풋하게 누운 목마른 기척 무성한 바람소리 흔들림으로 넌출넌출 길을 띄워 뻗어져 나간 자리 기억 더듬으며 하늘을 향한다 청정한 햇살의 무게 돌아가는 걸음이 가벼워지고 푸른 자막은 풀꽃처럼 수척한 노을을 품는다 2021, 4, 1,

청라의 공간 2021.04.02

봄바람의 숨소리

봄바람의 숨소리 청라 한승희 봄 향기가 익어가고 있다 창밖을 바라보니 바람도 없고 봄바람도 꽃잎처럼 마디마다 초록으로 물든다 일상을 삼켜버린 코로나 19 바람이 토해버린 땅의 울음 바람에 떨어진 꽃송이들 분노에 흩어진 온몸의 체온 몸부림으로 스멀거린다 날마다 변해가는 풀꽃 발자국 소리에 그림자만 스쳐 숨 쉬는 소리 빛처럼 아련하다 언제나 새로운 모습으로 사물을 돌고 돌아 색깔을 모르듯 잔잔하거나 시원하거나 봄바람이 꽃바람으로 말해주려나

청라의 공간 2021.04.02

봄나들이 가던 날

봄나들이 가던 날 청라 한승희 벚꽃이 활짝 핀 가로수 따라 꽃잎이 솔솔 구름밭으로 날아다닌다 낭만적인 소녀의 느낌 그대로 유년을 돌아보고 있다 마른 갈대가 바스락 데는 낙동강 둔치 추억의 그림을 그리며 챙겨간 김밥과 간식에 자연과 바람에 묻혀있는 꿈 떠도는 뭉게구름 넓은 잔디밭 오묘한 햇살과 조화롭다 쑥향에 취하여 놀던 자리 한 뼘씩 캐다 보니 내 칼이 말썽이다 여유롭게 편해 보이는 친구의 칼 어느 대장간에서 구입했노라고... 무한대로 순환하는 게 외출이 제한되었던 코로나에 햇살도 찬란한 계절이라 봄 향기에 마음껏 즐긴 하루 예전에 느끼지 못한 나들이가 감동의 세상이었다 2021, 3, 25,

청라의 공간 2021.03.30

풀잎 한 장

풀잎 한 장 청라 한승희 방향도 모른 채 강물에 의지하고 바람에 둥둥 승천하 듯 힘차게 떠내려가는 풀잎 하나 언제 어디서 어디로 그곳에 다시 갈 수 있을까 흐르고 흐르면 물결소리 바람소리 끝이 없는데 가다가 바위섬에 걸릴까 나도 너 따라가고 싶다 시작과 끝인 줄도 모르고 어떤 아픔이 되어 가더라도 위험한 일이 없을지 순간을 즐기고 있는 척 나도 그렇게 흘러가고 싶다 꿈꾸는 풀잎이 되었나 후회 없는 길이 있다는 거 다행을 바라며 다시 시작하려나. 2021, 3, 24,

청라의 공간 2021.03.24

벚꽃이 환하게 웃는다

벚꽃이 환하게 웃는다 청라 한승희 산책길의 작은 뜨락 완성을 그려내는 붉은 꽃눈 웃고 있는 듯 혼자 설렘의 시간이다 땀이 송송한 생명체에 자연의 소리 봄이면 찾아오는 분홍빛 향체 온몸을 달군 분홍 꽃타래 느낌 그대로 향기롭게 펼쳐진다 강물의 수심에 돌고 돌아 목말라 속삭이듯 흐르는 선율 뜬구름에 스산한 바람 봄날의 꽃들은 흐드러지게 피어나 눈길을 멈추게 하는 그 유혹 바람에 흔들리는 달콤한 내음 춤추는 바람에게 꽃잎이 웃는다

청라의 공간 2021.03.21

꽃잎의 그 향기

꽃잎의 그 향기 청라 한승희 봄꽃은 자락마다 싹이 돋아 다시 피고 햇살은 눈이 부셔 천지에 꽃잔치 너의 꽃잎 사랑만 간직한 내 탓에 계절이 버거워 몰랐으니 너는 꿈속에도 보이지 않네 단발머리 소녀만 가슴에 팔랑이고 경계가 있는 자리 어찌 허물 것인가 무심한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너의 미소 만나고 싶어도 천상의 숨결인 듯 가슴에 읊조리는 꽃잎의 노래 허공 한 자락 가슴을 흔들고 있다

청라의 공간 2021.03.21

봄 강물 소리

봄 강물 소리 / 청라 한승희 쏟아지는 물빛 강물 들인 허리마다 붕어 떼 하늘을 치솟고 훈풍은 고향을 연상케 하는 곳 그리움으로 깨우는 강바람은 동그란 이슬 품고 맑은 물에 피어오르는 미소 날마다 숨을 쉬는 곳 생명을 싹 띄운 물 잠 속에 자유의 힘 계절의 색깔 온몸에 치장하고 초록물의 음절에 취해가는 은빛 날개를 흔들며 바람에 물결 출렁이니 한 자락 물풀은 방향을 바꾸고 잔잔하게 휘돌다 고요에 잠들다

청라의 공간 2021.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