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겹고 향기로운 공간!

청라의 공간 133

풀밭에 앉아

풀밭에 앉아 청라 한승희 파랗게 싹이 트는 잔디 민들레 방긋이 처연한 고개 내민 채 햇살에 나풀거리는 네 잎 클로버 풋풋하게 누운 목마른 기척 무성한 바람소리 흔들림으로 넌출넌출 길을 띄워 뻗어져 나간 자리 기억 더듬으며 하늘을 향한다 청정한 햇살의 무게 돌아가는 걸음이 가벼워지고 푸른 자막은 풀꽃처럼 수척한 노을을 품는다 2021, 4, 1,

청라의 공간 2021.04.02

봄바람의 숨소리

봄바람의 숨소리 청라 한승희 봄 향기가 익어가고 있다 창밖을 바라보니 바람도 없고 봄바람도 꽃잎처럼 마디마다 초록으로 물든다 일상을 삼켜버린 코로나 19 바람이 토해버린 땅의 울음 바람에 떨어진 꽃송이들 분노에 흩어진 온몸의 체온 몸부림으로 스멀거린다 날마다 변해가는 풀꽃 발자국 소리에 그림자만 스쳐 숨 쉬는 소리 빛처럼 아련하다 언제나 새로운 모습으로 사물을 돌고 돌아 색깔을 모르듯 잔잔하거나 시원하거나 봄바람이 꽃바람으로 말해주려나

청라의 공간 2021.04.02

봄나들이 가던 날

봄나들이 가던 날 청라 한승희 벚꽃이 활짝 핀 가로수 따라 꽃잎이 솔솔 구름밭으로 날아다닌다 낭만적인 소녀의 느낌 그대로 유년을 돌아보고 있다 마른 갈대가 바스락 데는 낙동강 둔치 추억의 그림을 그리며 챙겨간 김밥과 간식에 자연과 바람에 묻혀있는 꿈 떠도는 뭉게구름 넓은 잔디밭 오묘한 햇살과 조화롭다 쑥향에 취하여 놀던 자리 한 뼘씩 캐다 보니 내 칼이 말썽이다 여유롭게 편해 보이는 친구의 칼 어느 대장간에서 구입했노라고... 무한대로 순환하는 게 외출이 제한되었던 코로나에 햇살도 찬란한 계절이라 봄 향기에 마음껏 즐긴 하루 예전에 느끼지 못한 나들이가 감동의 세상이었다 2021, 3, 25,

청라의 공간 2021.03.30

풀잎 한 장

풀잎 한 장 청라 한승희 방향도 모른 채 강물에 의지하고 바람에 둥둥 승천하 듯 힘차게 떠내려가는 풀잎 하나 언제 어디서 어디로 그곳에 다시 갈 수 있을까 흐르고 흐르면 물결소리 바람소리 끝이 없는데 가다가 바위섬에 걸릴까 나도 너 따라가고 싶다 시작과 끝인 줄도 모르고 어떤 아픔이 되어 가더라도 위험한 일이 없을지 순간을 즐기고 있는 척 나도 그렇게 흘러가고 싶다 꿈꾸는 풀잎이 되었나 후회 없는 길이 있다는 거 다행을 바라며 다시 시작하려나. 2021, 3, 24,

청라의 공간 2021.03.24

벚꽃이 환하게 웃는다

벚꽃이 환하게 웃는다 청라 한승희 산책길의 작은 뜨락 완성을 그려내는 붉은 꽃눈 웃고 있는 듯 혼자 설렘의 시간이다 땀이 송송한 생명체에 자연의 소리 봄이면 찾아오는 분홍빛 향체 온몸을 달군 분홍 꽃타래 느낌 그대로 향기롭게 펼쳐진다 강물의 수심에 돌고 돌아 목말라 속삭이듯 흐르는 선율 뜬구름에 스산한 바람 봄날의 꽃들은 흐드러지게 피어나 눈길을 멈추게 하는 그 유혹 바람에 흔들리는 달콤한 내음 춤추는 바람에게 꽃잎이 웃는다

청라의 공간 2021.03.21

꽃잎의 그 향기

꽃잎의 그 향기 청라 한승희 봄꽃은 자락마다 싹이 돋아 다시 피고 햇살은 눈이 부셔 천지에 꽃잔치 너의 꽃잎 사랑만 간직한 내 탓에 계절이 버거워 몰랐으니 너는 꿈속에도 보이지 않네 단발머리 소녀만 가슴에 팔랑이고 경계가 있는 자리 어찌 허물 것인가 무심한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너의 미소 만나고 싶어도 천상의 숨결인 듯 가슴에 읊조리는 꽃잎의 노래 허공 한 자락 가슴을 흔들고 있다

청라의 공간 2021.03.21

봄 강물 소리

봄 강물 소리 / 청라 한승희 쏟아지는 물빛 강물 들인 허리마다 붕어 떼 하늘을 치솟고 훈풍은 고향을 연상케 하는 곳 그리움으로 깨우는 강바람은 동그란 이슬 품고 맑은 물에 피어오르는 미소 날마다 숨을 쉬는 곳 생명을 싹 띄운 물 잠 속에 자유의 힘 계절의 색깔 온몸에 치장하고 초록물의 음절에 취해가는 은빛 날개를 흔들며 바람에 물결 출렁이니 한 자락 물풀은 방향을 바꾸고 잔잔하게 휘돌다 고요에 잠들다

청라의 공간 2021.03.19

꽃바람 강바람

꽃바람 강바람 / 한승희 답답한 가슴을 열고 무작정 친구와 지하철을 탔다 오랜만에 나들이는 향기롭다 나도 모르게 미소가 새어 나오고 옆 사람에게 방해가 될까 봐 소곤소곤 나누는 대화는 생기가 감돌았다 구포 뚝길 낙동강 둔치를 거닐자니 언제부터인지 운동하는 사람 나물 캐는 사람 생각보다 휴일이라 그런지 상춘객들이 너무 많아 놀랐다 물이 오른 나무는 잎이 돋고 계절이 지나는 것도 잊은 채 춘심에 요동치는 숨은 소리가 마음은 부풀어 요란하다 저녁나절에 번지는 하얀 마음 한 걸음 다시 출렁이고 활짝 웃는 목련에 눈을 맞춘다 2021, 3, 14,

청라의 공간 2021.03.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