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겹고 향기로운 공간!

청라의 공간 133

가을 그리고 그리움

가을 그리고 그리움 청라 한승희 공원의 갈바람 향기 단풍잎이 바람에 구르는 소리 가을이 쓸쓸해지고 그득하게 익어 그 사람이 그립다 갈빛은 구름에 앉아 손짓하고 높은 하늘은 감동의 세상이다 가을은 기다림, 그리고 그리움 맑은 햇살에 웃음 번지고 정겨운 사랑의 계절에 자연을 물들이는 잎새 사이로 마른 꽃잎은 향기가 진하다 그렇게 흐르다 가다 낭만이 담긴 가을이 떠나면 붉게 물든 단풍잎 아쉬운 자리 그리움이 되어 내 마음도 함께 떠난다

청라의 공간 2021.10.12

그림같은 강물아

그림같은 강물아 청라 한승희 인정의 물빛에 감추어진 풋풋한 메아리가 반짝거린다 눈빛으로 바라보며 새겨진 그 이름 순간마다 흔들리는 물결소리 다시 그날이 온다 해도 그림으로 걸어두고 추억할 거라고 그리움은 목석처럼 쌓여가겠지 서로를 배려하며 소중하기에 그리움의 목마를 타고 감정은 강물에 버리고 수평으로 돌아간다고 해서 마음이 잊을 수가 있을까 메아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질 테고 마른 잎이 강물 위에 두둥실 연서를 띄워 보내면 어디쯤인지 빛 고운 소식 전해줄까 추상의 가을 속으로 걸어간 추억 다시는 없듯이...

청라의 공간 2021.10.03

지는 꽃이 더 아름답다

지는 꽃이 더 아름답다 청라 한승희 곱고 고운 꽃그늘에 화려한 시간을 연모하듯 희미한 바람이 스쳐만가도 물기 없이 야위어가는 계절이다 한순간 녹아드는 꽃잎마저 마른 잎 한송이 바람에 하늘거린다 그림 같은 생생한 것들을 떠난 시간들이 안타깝게 묻힌 채 그렇게 흐르고 있겠지만 회심의 바람은 한결같이 의문스럽고 회답 없는 삶이라 적당하게 외롭지 않게 기다리는 삶처럼 아프고 아프다 싱싱하게 가슴을 적셔놓고 남아있는 메아리는 소리도 젖어 마른 잎이 가는 길 누구를 위한 것인가 투정이라 말하기엔 아프고 시리다 지는 꽃이 더 아름다워라 2021, 10, 1,

청라의 공간 2021.10.01

차 한잔의 여유

차 한잔의 여유 / 청라 한승희 동백꽃 차향기 오설록의 부드러운 향미 달큼한 배향이 달빛처럼 은은한 발효차 그 맛을 그대로 살린 달콤한 캐모마일( chamomile ) 향의 순한 화차 휴식으로 선사하는 시나몬의 풍미 일상을 걷다 구름을 걷다 창가를 건너보며 토로하는 심안 음미하는 녹차의 향긋한 맛 가슴 가득히 데워주는 맑은 향에 매력으로 스며드는 부푼 정표 그 시간들이 청아스럽다 가슴에 둥지 내린 수줍은 정염 은은함, 고고히 달이는 향긋함의 여운을 그를 만나면 붉게 물들이는 동백이 뜨거운 몸을 풀고 달이는 유연함 눈가에 타오르는 독백이 오설록의 향기를 깨우고 마신다

청라의 공간 2021.09.28

즐거운 추석 명절 보내세요

즐거운 추석 명절 보내세요 / 청라 한승희 마주 보며 빗던 송편도 마주 보며 웃던 부모님도 모두가 떠나버린 세월에 그림자 같은 사람 비가 촉촉하게 내리니 더더욱 그리운 사람들 설 명절에는 떠들썩하게 웃어야 하는데 코로나 시대로 외로움을 감출 수가 없다 언제 세월이 풀려 형제들 마주 보며 축배의 잔을 들 수 있을지 구름 같은 시간들이 안타까울 정도로 착잡한 이 마음 빗속에 뿌려본다 2021, 9, 17, 금요일

청라의 공간 2021.09.17

그 남자

그 남자 청라 한승희길섶의 요정처럼 싱싱한과일나무를 트럭에 가득 싫고나직하게 외친다어서 오세요 맛 좀 보세요비오기 전에 수확한 것이라흠집과 흉터가 있어도아삭하고 그만한 인물 드물걸요여름 햇살이 곱상하게 두지 않아이렇게 변했어도맛의 당도는 일품이라 예그늘 아래서 호사를 못 누려도매력으로 파고드는 선전이당당함의 가치를 아는 것예쁜 얼굴도 못난 얼굴도 보고똑같이 태어나도 생긴 게 다르듯이유머에 웃음 터지는 못난이겸손한 말투에 예의는 깍듯하게지친 계절에 녹아드는 향기아파도 이 녀석들겉보다 속은 만점입니다

청라의 공간 2021.09.06

9월의 짧은 연서

9월의 짧은 연서 반갑다 9월아 여름을 보내고 맞이하는 9월 오곡이 튼실하게 여물 데로 여물은 가을의 입문이라 기대도 많았고 기쁨도 두배이려니 주렁주렁 익어가는 감나무에 가을을 보았고 볼이 빨간 감을 보았다 이 비가 그치면 수확의 기쁨을 농민의 가슴에 웃음을 안겨주려니 9월은 꽃물들인 나무마다 가을의 숨소리 뜨겁지 않은 붉은 심장에도 푸른 하늘은 높기만 하다

청라의 공간 2021.09.01

빗속의 당신은

빗속의 당신은 청라 한승희 무겁다고 가볍다고 투정하던 하늘에 방울방울 국지성 호우가 예보는 있었지만 순간마다 물폭탄이 테러 같아 빗물 먹은 나뭇잎은 호흡에 강하다 시원해서 좋은 풀잎 우산을 받쳐 든 저 나그네 쉼터에 앉은자리 그는 누굴까 빗속에 낭만을 즐기는 그는 누굴까 어렴풋이 스치는 희미한 이미지 당신이었나? 눈인사를 하는 건지 빗물을 타고 어디론가 멈춘 듯 가는 듯 바람에 하늘거리는 그대의 흔적을 띄우지 못한 연서에 눈물이 가득하다 2021, 8, 23, 가을 장마에

청라의 공간 2021.08.21

외로운 바다 송정

외로운 바다 송정 청라 한승희 출렁이는 물빛은 마주 보는 거울 같다 회심의 파도소리 동여매어도 가슴에 출렁이는 것이 먼 곳에 눈길주어도 눈이 부시다 바람의 등살에 풀어진 육신 미로의 독백을 잠재우는 격정으로 엮어간다 분신을 토해내는 그 무엇도 평온한 물보라가 되었다가 일어서기도 거북한 서린 애환은 젖어도 눈물이듯 조각조각 안겨드는 포효 보채다가 흩어져서 아픔의 몸을 풀어놓고 잊을 수 없는 뜨거운 그리움 가슴에 묻고 또 묻는다

청라의 공간 2021.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