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겹고 향기로운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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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잔의 여유

차 한잔의 여유 / 청라 한승희 동백꽃 차향기 오설록의 부드러운 향미 달큼한 배향이 달빛처럼 은은한 발효차 그 맛을 그대로 살린 달콤한 캐모마일( chamomile ) 향의 순한 화차 휴식으로 선사하는 시나몬의 풍미 일상을 걷다 구름을 걷다 창가를 건너보며 토로하는 심안 음미하는 녹차의 향긋한 맛 가슴 가득히 데워주는 맑은 향에 매력으로 스며드는 부푼 정표 그 시간들이 청아스럽다 가슴에 둥지 내린 수줍은 정염 은은함, 고고히 달이는 향긋함의 여운을 그를 만나면 붉게 물들이는 동백이 뜨거운 몸을 풀고 달이는 유연함 눈가에 타오르는 독백이 오설록의 향기를 깨우고 마신다

청라의 공간 2021.09.28

즐거운 추석 명절 보내세요

즐거운 추석 명절 보내세요 / 청라 한승희 마주 보며 빗던 송편도 마주 보며 웃던 부모님도 모두가 떠나버린 세월에 그림자 같은 사람 비가 촉촉하게 내리니 더더욱 그리운 사람들 설 명절에는 떠들썩하게 웃어야 하는데 코로나 시대로 외로움을 감출 수가 없다 언제 세월이 풀려 형제들 마주 보며 축배의 잔을 들 수 있을지 구름 같은 시간들이 안타까울 정도로 착잡한 이 마음 빗속에 뿌려본다 2021, 9, 17, 금요일

청라의 공간 2021.09.17

그 남자

그 남자 청라 한승희길섶의 요정처럼 싱싱한과일나무를 트럭에 가득 싫고나직하게 외친다어서 오세요 맛 좀 보세요비오기 전에 수확한 것이라흠집과 흉터가 있어도아삭하고 그만한 인물 드물걸요여름 햇살이 곱상하게 두지 않아이렇게 변했어도맛의 당도는 일품이라 예그늘 아래서 호사를 못 누려도매력으로 파고드는 선전이당당함의 가치를 아는 것예쁜 얼굴도 못난 얼굴도 보고똑같이 태어나도 생긴 게 다르듯이유머에 웃음 터지는 못난이겸손한 말투에 예의는 깍듯하게지친 계절에 녹아드는 향기아파도 이 녀석들겉보다 속은 만점입니다

청라의 공간 2021.09.06

9월의 짧은 연서

9월의 짧은 연서 반갑다 9월아 여름을 보내고 맞이하는 9월 오곡이 튼실하게 여물 데로 여물은 가을의 입문이라 기대도 많았고 기쁨도 두배이려니 주렁주렁 익어가는 감나무에 가을을 보았고 볼이 빨간 감을 보았다 이 비가 그치면 수확의 기쁨을 농민의 가슴에 웃음을 안겨주려니 9월은 꽃물들인 나무마다 가을의 숨소리 뜨겁지 않은 붉은 심장에도 푸른 하늘은 높기만 하다

청라의 공간 2021.09.01

신비의 섬 독도 외 2편 문학도시 10월호

신비의 섬 독도 감동의 첫발을 어찌 잊으리? 궂은 바람은 파문을 일으키고 만남의 흔적을 새기고파 비바람에 꽂는 감동의 태극기 우리의 땅 독도 파도에 요동치는 음색마저 날마다 힘들었는지 바람의 반란을 털어내는 매 순간 함성의 소통을 뱉지 못하고 요람의 바다는 정의로웠다 괭이 갈매기 떼 허공을 순회하며 무수한 울림에 밀어의 날갯짓 눈 안에 담은 화폭 동해바다, 바람의 길을 터준 안개처럼 부푼 그날 소중한 회포의 걸음 고뇌하는 절정의 속삭임에 생명의 물결이 호수 같다 영원한 우리의 땅 억지 만행은 역사가 증명한다, ~~~~~~~~~~~~~~~~~~~~~~~~~~~~ 거울을 보며 어느 날 오후 흐드러진 꽃잎을 보다 세상 밖의 곡절을 아는 듯 거울 속의 나에게도 깨어진 일상의 호기심도 혼돈의 안타까움에 가슴을 졸..

문학도시 원고 2021.08.25

영호남 봄호(19호) 여름호 시편(20호)

무작정 떠나고 싶다 / 한 승 희 (여름호) 아무런 약속 없이 그냥 홀연히 떠나고 싶다 마음은 가고 싶어도 몸이 따라가지 않았는데 나를 향해 손짓하는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새처럼 훨훨 날고 싶다 사방의 울타리보다 나를 위해 마음껏 살고 하늘 바라보며 메아리로 달리고 싶다 떠나간 임아 오늘은 목청껏 불러보고 환상으로 번지는 환희를 펼치며 꿈으로 선회하는 웃음을 날려 보낸다. 한 승 희 경남 김해 출생, 《아람문학봄호》 (2009년), 《문학도시》 (2012) 영호남문인협회 부회장 부산문인협회 상임이사, 동래문인협회 부회장, 부산시인협회 회원 동래문인협회 작품상, 시집 『아버지의 자전거』 공저시집다수 무공해 길 (19호) 봄호 한 승 희 강물위에 안개자국 나르고 바람꽃에 서린 얼음알..

영호남문학 시 2021.08.25

빗속의 당신은

빗속의 당신은 청라 한승희 무겁다고 가볍다고 투정하던 하늘에 방울방울 국지성 호우가 예보는 있었지만 순간마다 물폭탄이 테러 같아 빗물 먹은 나뭇잎은 호흡에 강하다 시원해서 좋은 풀잎 우산을 받쳐 든 저 나그네 쉼터에 앉은자리 그는 누굴까 빗속에 낭만을 즐기는 그는 누굴까 어렴풋이 스치는 희미한 이미지 당신이었나? 눈인사를 하는 건지 빗물을 타고 어디론가 멈춘 듯 가는 듯 바람에 하늘거리는 그대의 흔적을 띄우지 못한 연서에 눈물이 가득하다 2021, 8, 23, 가을 장마에

청라의 공간 2021.08.21

외로운 바다 송정

외로운 바다 송정 청라 한승희 출렁이는 물빛은 마주 보는 거울 같다 회심의 파도소리 동여매어도 가슴에 출렁이는 것이 먼 곳에 눈길주어도 눈이 부시다 바람의 등살에 풀어진 육신 미로의 독백을 잠재우는 격정으로 엮어간다 분신을 토해내는 그 무엇도 평온한 물보라가 되었다가 일어서기도 거북한 서린 애환은 젖어도 눈물이듯 조각조각 안겨드는 포효 보채다가 흩어져서 아픔의 몸을 풀어놓고 잊을 수 없는 뜨거운 그리움 가슴에 묻고 또 묻는다

청라의 공간 2021.08.20

창 너머 비를 바라보며

창 너머 비를 바라보며 / 청라 한승희 안개가 자욱하여 비를 만날 수가 없다 아픈가 슬픈가 눈물이 많아 닦지 못한 채 나에게로 흐른다 커피 한잔에 너를 삼키며 위대한 자연의 힘에 표정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노출해버리는 너 어김없는 계절은 때를 맞춘다 어슴프레 번져가는 자연의 섭리 아무리 맑고 고운들 종일 내리는 빗소리는 유년도 추억도 모두 떠나고 비와 마주 앉은 회환은 여름날의 꿉꿉한 순환의 장마뿐이라요 2021, 7, 7, 창 너머 비를 바라보며 / 청라 한승희 안개가 자욱하여 비를 만날 수가 없다 아픈가 슬픈가 눈물이 많아 닦지 못한 채 나에게로 흐른다 커피 한잔에 너를 삼키며 위대한 자연의 힘에 표정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노출해버리는 너 어김없는 계절은 때를 맞춘다 어슴프레 번져가는 자연의 섭리 아..

청라의 공간 2021.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