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양버들의 노래 잎새들은 강줄기를 베고 하늘과 물빛의 사랑가에 잡힌듯 낭창한 가지마다 땅끝을 끌고 몸체는 파동의 역량에 늘어진 꽃타래는 봄을 노래한다 바람에도 자존심의 입지는 귀한 인품 겸비하고 멋쟁이로 탄생한 풀어진 분신들 사랑아 맺어진 인연에 사심없이 길꽃이되어 바들바들 그래도 당당하다 길어서 휘어진 화려함 바람이 없어도 바람이 있는듯 흔들리고 흔들리는 저녁나절에 물오른 가지꺽어 버들피리 불던 옛추억 유년이 자꾸 자꾸 생각난다 청라의 공간 2022.04.17
유채밭에서 유채밭에서 청라 한승희 노란 꽃타래가 봄햇살에 꽃무늬 바람으로 잔치를 열고 상춘객 속에 훨훨 날아다니는 나비가 되어 꽃수를 새기면서 찰칵찰칵 마주 보고 햇살이 물들인 유채 꽃밭에서 풍성하고 은은한 향기 화려한 봄날의 화폭처럼 진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듯 화려한 모습 꽃망울에 비틀거리는 나도 덩달아 바람꽃이 되었다가 그 자리에 같이 서본다 꽃물결 뜨락에 묻혀버린 시간들 하늘이 높고 깊어지고 입가에 번지는 미소가 눈부시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발자국과 그림자는 그곳에 남겨두고 아쉽지만 푸름을 약속하며 걸음을 옮긴다 2022, 4, 9, 구포강뚝 청라의 공간 2022.04.13
바람아 낙동강 넓은 뜰에 기억의 돌담길 한층 흥미롭다 초록바람 소슬한 연분에 풍악을 울리며 뜨거운 농염은 유채꽃에 보리밭에 벌 나비 노닐다 취하고 취하다가 그 광채로 두 가슴 불덩이로 태우고 태워서 풍성하게 일렁이는 자연의 섭리에 한 자락 꽃바람은 그늘을 만든다 해마다 찾아오는 이 축제를 홀로 어느 순간 막았는가? 고요가 쌓여서 침묵이게 하였건만 향톳길 물들이는 불빛이 따라간다 바람아 흔들지 마라 눈물이라도 쏟아내야 할 거냐 마음을 훔쳐가는 이 유혹을 어쩌라고 가다 쉬다 돌아보니 바람인 것을 영호남문학 시 2022.04.12
보고 싶어도 보고 싶어도詩 / 한승희맑은 바람이 내내 흔들어도은근히 보고 싶은 마음 감추고 감추어도너를 향한 진심들이 가슴에 묻어 두었던 기억에서오랜 보고픔으로돌아보는 내 시선에적막이 숨어들어 스쳐가도어둠살이 내려는 그리움으로사방이 울어 대는 소리에눈물이 차 올라도한줄기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낮게 젖어드는 두려움서로의 마음을 헤아릴 뿐가슴에는 외로움이 앙상하다. 청라의 공간 2022.04.11
태화강 대숲에서 태화강 대숲에서 봄햇살이 따가운 날 대나무 생태원의 들목에 국가정원 바람이 마른기침을 삼키듯 제각각 이름표를 달고 손님을 마중한다 회심의 대궁이 검은색 노란색 황갈색 등을 연약한 품종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물 건너 우리 땅에 인연 맺은 녀석들 나는야 한국인 친구라고 살포시 손짓한다 우람하게 큰 키를 자랑하듯 울창한 숲 사이로 오밀조밀한 오솔길에 울타리가 필요 없는 쉼터에 테마정원 쭉쭉 솟은 멋쟁이로 눈이 부셔 한 폭의 수채화를 감동으로 바라본다 음이온이 휘감아 걷고 걸어도 상큼한 힘이 있듯 그곳에 가고 싶다 함께 걷자 십리대숲 2022. 4. 4. 청라의 공간 2022.04.06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곳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곳 청라 한승희 해운대 미포 문텐로드 길목 봄은 봄인가 봐 봄날이 꾸며놓은 자리 언덕 위의 집, 풍경이 푸르다 못해 눈이 부시다 바람은 여유롭게 분홍빛 열정에 한창이다 해변열차에 몸을 싫고 바다를 바라보니 해안 절경의 옥색 물빛에 그림 같은 청사포가 하늘빛 물보라에 일렁거리는 포문을 비경과 바다와 철길이 어우러져 탄성을 지르면서 화려하고 찬란한 바닷가 에머럴드빛은 봄봄 봄 탓인가 호수처럼 넉넉하고 잔잔한 조각조각 소곤소곤 읊조리는 물결소리 바람도 없이 여울로 흐르듯 적당한 거리에 송정역이 매력적이다 서핑을 즐기는 마니아들 물 위를 걷는 게 신기하다 백사장을 배경 삼아 바닷바람 콧노래를 열차길 따라 산책길이 목재 테크라 안정적이다 바위섬 경관에 고고한 눈호강을 깍듯한 몽돌이 해초의 깊.. 청라의 공간 2022.04.06
봄바람아 봄바람아 / 청라 한승희 바람아 흔들지 마라 반가워도 웃음에 당혹스럽다 건들건들 날 가져갈까 봐 그냥 그대로 이 자리 서있는 자유마저 바람에 젖은 이마를 흔들고 있나 봄이 들려주는 소리 그 향기에 취하고 홀로 서다가 봄바람 그 향기에 빠져버린다 청라의 공간 2022.04.01
그대와 차 한잔 그대와 차 한잔 청라 한승희 커튼을 열고 창문도 열고 보글보글 찻물이 새 아침에 정지된 마음을 열어 젖힌다 그대와 마주 앉은 차 한잔 밤새 나누지 못한 쌓인 눈인사 사랑을 나누며 마음을 마신다 뜨거운 차 한잔에 마음과 마음이 소통하듯 의미 있는 하루를 시작하듯 찻잔에 담긴 고운 정 물방울의 향기에 안개는 피고 여명의 창살에 참새들 수다스럽다 청라의 공간 2022.03.31
4월의 임마중 4월의 임마중 / 청라 한승희 분홍빛 꽃밭에서 초록빛 차밭에서 꽃들의 붉은 웃음이 지금도 기다리고 있을까 흐릿한 햇빛 타고 하얗게 부서지는 허공에 생명을 가득 싫고 옷고름 풀고 배시시 웃는 곳 생기 발랄한 그곳에 아름다운 울타리를 열면 비상하는 빛의 탄생이 4월의 문을 열고 임 마중한다 청라의 공간 2022.03.31
보고 싶어도 보고 싶어도 / 한승희 맑은 바람이 내내 흔들어도 은근히 보고 싶은 마음 감추고 감추어도 너를 향한 진심들이 가슴에 묻어 두었던 기억에서 오랜 보고픔으로 돌아보는 내 시선에 적막이 숨어들어 스쳐가도 어둠살이 내려도 그리움으로 사방이 울어 대는 소리에 눈물이 차 올라도 한줄기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낮게 젖어드는 그리움 서로의 마음을 헤아릴 뿐 가슴에는 외로움이 앙상하다 청라의 공간 2022.03.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