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겹고 향기로운 공간!

영호남문학 시

강변길을 걷다가

그나래 2023. 2. 6. 15:32

바람이 앉았던 돌담길

푸서리 소복하던 길섶의 끝자락에

거울 같은 물빛을 마주보고

붉은 융단을 깔아놓은 듯

 

강어귀에 담긴 버들가지

그 위에 숭어 떼의 입질이

사공이 길을 터주듯 몰려다니고

 

햇살이 따시게 품고 앉아

비밀의 언어들을 손바닥에 잡고

갈댓잎 행군 물에 소슬한 풍경

날개 치는 왜가리 웃음소리

 

흥겨운 계절의 가락으로

강둘레를 포옹하는 독백을 허물고

바람아 춤을 추어라 외치면서

봄 잔치에 푹 빠져든다

 

2023년 2월10일 원고마감 (5일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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