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꽃 / 청라 한승희
반나절 지나니 허기가 진다
채우고 비우기도 하는 내 안의 갈등
잠은 제대로 잔듯한데
먹거리를 생각대로 적는다
목에 가시가 붙어있는 듯
음식 넘기기가 불편하다
저물어가는 하루 오만 가지 마음을
쉬엄쉬엄 적막이 밟고 간다
밤새도록 웅크리고 누운 날
가시처럼 결박된 몸
사라져간 어제와 사라져갈 오늘
잃어서 얻고 얻어서 잃는 시간을
남은 몇 가닥 가시로
천장을 올려다보니 무심코 말하던
인내의 눈빛이 파문 지는 날
마음속에 조용히 떠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