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의 향연 / 청라 한승희
밤새도록 내린 비가
여명의 햇살에 벗기로 결심하고
말끔히 씻긴 하늘에 하얀 구름이 몇 가닥
봄의 왈츠를 추는 듯
깜짝 쇼처럼 해맑은 하늘이다
가로수에 먼지를 털어 내린 자연 속의
상큼한 공기의 안내자가 되듯이
방향은 매화농원으로 달려가고
그러나 왠지
비님이 앗아간 꽃잎들이
안타까움에 소리 없이 비명을 지르면서
봄이 아파했으리라, 그런데
물먹은 젖은 뿌리는 황홀한 춤을 추고
이제 세상 구경을 했으니까
꽃잎은 떨어져도 만족한 웃음을
내년에 만나자는 속삭임 소리
상춘객들의 발자국이 그대로 찍힌 채
돌아보니 그의 피와 땀이 배웅하며
환하게 손 흔들고 웃고 섰다
2022. 3. 26. 광양 매실원을 다녀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