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같은 임이시여/ 청라 한승희
순간 커다란 키에
그 미소에 빠져버린 나
헤어나지 못하고 꽂혀있는 눈
누구에게 눈길 주지 못한 내가
그대로 바라보고 웃던 그때
사랑스럽게 싱긋 웃어주던 너
잊을 수가 없구나
연둣빛에 노란 웃음 수줍음
그 바람 속에 날 기다리고
나는 그 가슴에 살고 싶었지
환한 적막이 피어나고
잎사귀마다 맺혀있던 분신이
어둠을 밀며 눈부신 아침이 오듯
뜨거운 마음이 식을 줄 모르고
바람 한 자락에도
하늘이 물빛으로 흘러갈 때
풀잎 끝에 매달린 아픔이어도
나는 그대를 그리워할 것이다
2022, 3,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