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 꽃 여인 / 청라 한승희
요염한 속살 미동도 없이
벚나무 호숫가에 홀로 핀 꽃
천변의 강 따라 젖어서
바람의 언덕에 걸쳐진 순간을
촘촘한 생명의 눈빛을
동행의 사유를 품고서
수척한 비명에 고고한 정염
풀빛 여인은 숨죽이는 곳
한 가닥 연민을 품고
발소리에 밀려서 떨어질까
곁에서지 못한 채로
어느새 풀숲은 눈물방울
한가슴 고해의 무게
영롱한 풀잎은 침묵의 빛에
햇살이 온몸을 비추자
눈물이 그렁그렁 맴돌고 있다
2024, 9,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