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강의 추억 / 청라 한승희
떠오르는 회상 하나
영화 같은 한 장면이 뇌리를 스치고
그림자 소복하고
풀숲이 우거진 한적한 샛강을
그리움의 먼 하늘에
지난날의 기억을 줍는다
대야에 떡밥 담고
애리와 아장거리며 걷던 길
강둑에 서서 들살을 놓고
떡밥을 양쪽으로 뿌리는 순간
입질에 몰려드는 붕어 떼
귀염둥이 몸부림에 천진한 호기심
오빠와 걷던 추억의 그림자
아직도 그 길이 여전한지
눈끝에 자리 잡고 아롱거린다
세월은 늙지 않고 그대로
기억을 꺼내면 유년은 간데없고
껍데기 명상에 젖어들어
샛강의 언덕배기
아직도 잡풀이 무성하겠지
2023,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