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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라의 공간

그리움의 뜰에는 / 청라

그나래 2022. 9. 6. 23:17

 

 

 

 

그날따라 바람이 불었다

입술 붉은 장미가 아파트 담장을 감고

바람에 흐드러졌다 폈다

절묘한 미열의 흔들림에

나도 꽃잎이 된 듯

 

따가운 햇살 아래

머리를 헝큰 바람이 얄미웠다

단비 같은 설렘은

깊게 앉은 그리움처럼

 

가볍고 포근한 날

하늘을 쏘아 올리듯 뻗어간 덩굴

아릿한 꽃내음 가시에 걸려

들뜬 마음 물들이고

가슴은 생각하는 영으로 흔들린다

 

해거름 햇살에도

꽃잎 하나 익어가는 그늘막에

동행의 가늘한 끈기는

저물도록 꽃 피운 해 따라 걷는다

 

5월 14일 장미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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