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청라 한승희
길섶의 요정처럼 싱싱한
과일나무를 트럭에 가득 싫고
나직하게 외친다
어서 오세요 맛 좀 보세요
비오기 전에 수확한 것이라
흠집과 흉터가 있어도
아삭하고 그만한 인물 드물걸요
여름 햇살이 곱상하게 두지 않아
이렇게 변했어도
맛의 당도는 일품이라 예
그늘 아래서 호사를 못 누려도
매력으로 파고드는 선전이
당당함의 가치를 아는 것
예쁜 얼굴도 못난 얼굴도 보고
똑같이 태어나도 생긴 게 다르듯이
유머에 웃음 터지는 못난이
겸손한 말투에 예의는 깍듯하게
지친 계절에 녹아드는 향기
아파도 이 녀석들
겉보다 속은 만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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